옛 솔라시티에서 진먼은 ‘건축 예술가’로 유명했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외모와는 정반대로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조금의 빈틈도 없는 꼼꼼함'을 극치로 표현했다. 왕성의 함락만 아니었다면, 그는 자신의 예술을 최고의 경지에 올렸을지도...
솔라시티의 폐허를 떠난 뒤, 몇 년 동안 사라졌던 진먼이 다시 사람들의 시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서광 연맹의 일원이 되어 있었다. 그는 많은 도시를 건설하고 그들을 위한 방어 시설을 건설했으며, 용광로의 구조 개선에도 참여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소박하고 꾸밈없는 작품들이 그를 가장 자랑스럽게 하는 걸작이라고 한다.
진먼의 가장 큰 꿈은 죽은 딸의 유언인 아주 거대한 유리온실을 짓는 것이다. 솔라시티가 함락되기 몇 년 전에야 겨우 왕의 수긍을 받은 그의 구상은 아쉽게도 온실이 완공되기도 전에 재앙을 맞이했다. 이때부터 그는 근 10년간의 떠돌이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처음 떠돌아다녔을 때만 해도 진먼은 유리온실을 잊지 못하고 언젠가 다시 만들 것이라는 환상을 품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많은 고난을 겪은 뒤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다.
그는 추하지만 눈보라를 견딜 수 있는 피난처를 만들기 시작했고, 못을 박은 총을 무기로 개조해 침범한 야수와 강도를 내쫓았다. 그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고 시간이 흐를수록 딸의 얼굴도 점차 희미해졌다….
서광 연맹의 초청을 받은 뒤, 이 옛 건축가는 더 많은 생존자를 돕고 그들의 집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많은 난민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미소가 피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많은 가족들이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는 것을 목격하며, 진먼도 다시 태어난 듯 악몽에 시달리지 않았다. 마침내 어느 날, 그는 꿈을 꾸게 된다. 수정 온실이 완성되고 그곳에서 아내와 딸을 재회하는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