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이자 여행가인 제셀은 세상을 변화시킨 진상과 세상을 "치유"할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나라를 여행했습니다.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학식과 기백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격 솜씨가 매우 뛰어났던 제설은 그 모든 것이 오랜 모험 여행 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희망 연맹과 파에톤은 모두 제셀이 지닌 지식을 중시했지만, 정작 제설 자신은 어느 쪽과도 함께할 생각이 없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희망 연맹의 이념에 더 공감하는 편이었던 제설은 그들과 서로 지식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셀이 알려준 지식은 도시와 영주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설이 위기로 가득한 설원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건 모두 그의 담력과 식견 덕이었습니다.

설원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갑작스러운 눈보라를 만난 제셀의 탐험대는 그의 침착함 덕에 사상자 없이 제때 피난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그들은 야수들의 습격을 받았으나, 제셀은 거의 혼자 힘으로 야수들을 물리쳤고 그걸 본 탐험대의 안내자는 그의 조용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강력한 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셀의 이상은 희망 연맹과 파에톤 사이에 있었습니다. 희망 연맹이 생존자들이 이 얼음으로 뒤덮인 시대에서 더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썼다면, 제설은 세상을 처음과 같이 회복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반면 파에톤은 그와 같은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제셀은 그들이 이미 잘못된 길로 너무 깊이 들어서서 원래의 이상을 왜곡하기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셀은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의 고향에는 세계 최대 규모일지도 모를 도서관이 있었고, 그의 모든 성장 과정에는 구 세계를 그린 시와 이야기들이 함께 했습니다. 지금도 그는 종종 꿈속에서 책 속에 파묻혀 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곤 합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그가 이 세상의 "치유"에 집착하는 이유이고, 언젠가는 세상의 얼음과 눈이 모두 녹아버릴 것이라고 믿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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