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추위는 고난의 근원으로 여겨졌지만, 몰리는 그렇게 여기지 않았고 그녀에게 눈 덮인 세상은 거대한 놀이터였다. 그녀는 눈을 좋아하고, 눈싸움을 좋아하며, 눈밭을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게 마치 걱정 없이 사는 얼음 세계의 요정 같다.
몰리가 어디서 왔는지는 그녀 자신을 포함해서 아무도 모른다.
그녀를 서광 연맹의 거점으로 데려간 바히티는 파에톤의 아지트에서 그녀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철수할 때 그들은 포위망에 빠졌고 몰리의 힘 덕분에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고, 바히티의 주장을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녀의 전투를 본 모든 사람들이 그에 대한 의심을 풀었다고 한다.
바히티의 말에 따르면 몰리를 발견했을 때, 파에톤이 그녀의 전투를 훈련시키고 있었고, 눈덩이 발사기는 온전히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무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몰리가 노는 것에 더 관심이 많고 복종성이 떨어져 훈련은 잘되지 않았다고 한다.
파에톤이 떠난 틈을 타 바히티는 그녀를 구하려 했다. 그는 정성으로 몰리의 믿음을 얻었지만, 그녀를 데리고 떠날 때 경비병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다. 바히티가 경비병의 총에 맞는 걸 본 몰리가 격노했다. 전의가 없었던 그녀는 이전의 서툰 모습에서 벗어나 능숙한 솜씨로 기세등등한 파에톤을 손쉽게 물리치고 바히티를 데리고 무사히 떠났다.
몰리와 얼음 사이에는 뭔가 특이한 '친화적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남들보다 추위에 강한 그녀는 설지에서의 작전에서도 타고난 듯한 전술 의식과 전투 기교를 보이며, 위험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정확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서광 연맹 멤버들도 그녀 뒤에 숨겨진 비밀을 더 알고 싶어한다.
여러 파에톤의 시설을 조사한 후 많은 사람들이 몇 가지 단서를 발견했는데 파에톤이 지하 유적에서 몰리를 처음 발견했고, 그때 그녀는 번데기와 비슷한 용기에 잠들어 있었다. 학자들은 그녀가 세계 자체와 어떤 연결고리가 있다고 믿는다.
몰리는 깨어난 뒤 놀라운 힘과 생명력을 보였지만 아무것도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파에톤은 그녀를 완벽한 전투 기계로 훈련시키려 했으나 다행히도 바히티가 그녀를 발견한다. 바히티와 서광 연맹은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그녀의 과거가 어떻든 얼음처럼 얼어붙은 세상에서 아무 걱정 없이 자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