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소우의 가문은 강력한 군주를 섬기며 대대손손 변방의 요충지를 지켜왔다. 병법에 능통하고 창술이 뛰어난 장군이었던 그녀는 "홍건군"이라는 정예군을 통솔하고 있었다.

그녀는 전투 중에는 늘 앞장서서 병사들을 진두지휘하고 용맹한 자태로 사기를 북돋웠으며, 극한의 역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병사들이 배수진을 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웠다. 이런 천부적인 재능 덕에 그녀는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군에서 높은 신망을 얻을 수 있었다.
적들은 "홍건군"의 통솔자가 유약해 보이는 여자라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그녀를 얕잡아 보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곤 했다.

군장을 벗고 여자의 모습을 되찾은 료소우에게서는 전장에서 늠름하고 씩씩한 자태를 뽐내던 장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괴리감은 그녀의 놀라운 미모뿐만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에서도 느껴졌다. 그녀는 장군 가문의 딸이자 대갓집 규수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갖췄으며, 여인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능숙하게 해냈다. 그녀는 한 번도 이런 일들을 싫어한 적이 없었지만, 규방에 갇혀 있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료소우는 어려서부터 전장을 누비는 아버지와 오빠를 존경하고 광활한 설원을 동경했지만, 전장의 험악함을 잘 알고 있던 그녀의 아버지는 곱게 키운 딸이 안전하게 자라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료소우를 애지중지하던 그녀의 오빠는 군무로 바쁜 아버지 몰래 그녀에게 무예를 가르쳐주었고, 이 사실은 두 사람만의 비밀이 되었다. 그렇게 무예를 연습하면서 료소우가 보여준 재능은 평소 용맹하기로 소문난 그녀의 오빠도 놀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위기가 닥치면서 료소우는 운명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당시 원정 중이던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가 반군에게 허를 찔려 성이 포위된 것이다. 성 밖에는 아군의 몇 배나 되는 적군이 있고, 성안에서는 그녀의 아버지가 전사했다는 소문이 돌자 민심이 흉흉해져서 성문을 열고 투항해야 한다는 사람까지 생겼다.

군이 동요하기 시작하자, 처음으로 군장을 갖춘 료소우는 소수의 정예군만을 이끌고 적의 지휘 본부를 직접 공격한다.
수비군이 적극적으로 출격해 올 줄 몰랐던 반군은 혼란에 빠졌고, 료소우가 용감하게 돌진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의 아버지를 떠올린 수비군은 사기가 크게 올랐다.
료소우의 격려 덕에 수비군은 홍건군의 귀환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었고, 반군은 궤멸했다. 그 후 그녀의 아버지는 료소우에게 병법을 모두 전수하고 자신의 뒤를 따르게끔 했다.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의 뒤를 따라 출정하면서 료소우도 훌륭한 장수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