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의 유랑 상단은 늘 신기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로 넘쳐나, 그중 이국의 소녀 레이나는 별 볼 일 없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오직 소수의 사람만이 그녀가 낮에는 최고의 저글링 고수이고 밤에는 유명한 닌자술의 대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레이나가 닌자 의복을 입으면 평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그녀는 위장과 잠복을 잘해서 정탐 대상 코앞에 있어도 공기처럼 알아채기 어려웠습니다. 바로 이 대단한 능력으로 레이나는 미야를 위해 중요한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레이나가 가장 잘하는 “기술”은 암살이었습니다. 닌자도든 일반 검이든 맨주먹이든, 그녀는 소리소문없이 상대의 목숨을 노릴 수 있었습니다.
레이나는 미야의 든든한 오른팔일 뿐만 아니라 둘도 없는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미야의 상단은 너무 많은 비밀을 알고 있었기에 일부 세력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상단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레이나는 미야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그녀를 구해냈습니다. 레이나가 미야를 위해 최선을 다한 건 지난날 받았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함께 여행하며 쌓은 깊은 우정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야가 레이나를 처음 만났을 때 이 닌자는 혼수상태에 있었습니다. 상단은 그녀를 거둬들이며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주위의 모든 것에 경각심을 갖고 누구와도 소통하기를 꺼렸던 레이나였지만, 미야의 고양이 바스터가 그녀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고, 그녀는 처음으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레이나와 바스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됐습니다.
레이나는 파에톤에서 자란 고아로, 어릴 적 동료들과 함께 킬러로 훈련받았습니다. 그녀는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했지만, 결정적인 비밀을 알게 되어 제거 대상이 되었습니다. 어두웠던 과거 때문에 레이나는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미야는 레이나가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미야가 정말로 걱정하는 것은, 파에톤의 송곳니가 언젠가는 레이나를 다시 찾아오리라는 것이었죠...